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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 년 전쯤, 내가 젊었던 시절에 말이야, 한 처녀를 만났단다. 우리는 서로 사랑했지. 그런데 그녀가 갑자기 이사를 가버리는 바람에 여덟 달 만에 끝장이 났어. 그런데 육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일이 생생하게 기억나거든. 그때 나는 그 처녀에게 평생 잊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어. 그래서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단다. 사실, 가끔씩 걱정이 됐지. 살아가야 할 날이 너무 많았고, 더구나 기억을 지워버리는 지우개는 하느님이 가지고 계시니, 보잘것없는 인간인 내가 어떻게 장담할 수 있었겠니? 그런데 이제 안심이구나. 나는 죽을 때까지 자밀라를 잊지 않을 수 있을 거야.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나는 로자 아줌마 생각이 나서, 잠시 망설이다가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하밀 할아버지,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나는 로자 아줌마 생각이 나서, 잠시 망설이다가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하밀 할아버지,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한 가지 말해둘 게 있다. ... 물론 내 생각일 뿐이지만, 나는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엄마 뱃속에 있는 아기에게는 가능한 안락사가 왜 노인에게는 금지되어 있는지 말이다. 나는 식물인간으로 세계기록을 세운 미국인이 예수그리스도보다도 더 심한 고행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십자가에 십칠 년여를 매달려 있었던 셈이니까. 더이상 살아갈 능력도 없고 살고 싶지도 않은 사람의 목구멍에 억지로 생을 처넣는 것보다 더 구역질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조로처럼 그녀에게 무슨 말이든 해주려고 그녀를 향해 돌아섰는데, 운 좋게도 바로 그 순간 그녀는 가사 상태에 빠져들었다. 그러고는 이틀 낮 사흘 밤을 깨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의 심장은 여전히 뛰고 있었다. 말하자면 그녀는 살아 있었다. ... 나는 오줌도 누러 가지 않고 과자 한 조각도 먹지 않은 채 꼼짝 않고 그녀 곁에 앉아 있었다. 그녀가 정신을 차렸을 때 가장 먼저 나를 볼 수 있도록. 나는 그녀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 우리를 갈라놓는 그 푸짐한 살 위에서도 심장이 뛰는게 느껴졌다. ..."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런 불편도 끼치지 않는데 왜 창녀로 등록된 여자들이 자녀를 키울 수 없는 지 나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로자 아줌마는 그 이유를 프랑스에서 섹스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라고 했다. 프랑스 사람들은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그것에 큰 비중을 둔다는 것이다. 아줌마는 또 이런 말도 했다. 섹스는 루이 14세 때부터 이미 프랑스 사람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이었고, 따라서 창녀들이 박해를 받았는데, 그건 정숙한 부인들이 섹스를 독점하고 싶어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창녀들이 젊었을 때는 성가시게 쫓아다니지만 일단 늙으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젊은 창녀들에게는 포주가 있지만 늙은 창녀들에게는 아무도 없다. 나는 할 수만 있다면 늙은 창녀들만 맡고 싶다. 나는 늙고 못생기고 더이상 쓸모없는 창녀들만 맡아서 포주 노릇을 할 것이다. 그들을 보살피고 평등하게 대해줄 것이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힘센 경찰과 포주가 되어서 엘리베이터도 없는 칠층 아파트에서 버려진 채 울고 있는 늙은 창녀가 다시는 없도록 하겠다"